11월의 첫날, 오후 4시가 지나니 서쪽 능선으로 해가 넘어가기 시작한다. 부드러운 햇살을 받은 황매평전의 여기저기는 빛과 어둠이 교차하면서 입체감이 돋보이기 시작한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양지가 엄지가 되고, 엄지였던 곳이 양지로 바뀌면서 시시각각 대 평원을 다른 모습으로 연출한다.
더넓은 평원에 펼쳐진 억새는 넘어가는 부더러운 햇살을 뒤에서 받아 더욱 은색으로 빛이 난다. 가을의 억새는 꽃대도 꽃술도 풀잎도 수분이 빠지면서 얇아지면서 빛을 많이 투과시키게 되고, 남아있는 멜라닌 색소가 반사되면서 다양한 색을 연출하는 것이다. 반대로 빛을 앞에서 받은 억새는 투박한 갈색을 띄면서 볼품 없은 그림이 된다. 2019-1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