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3월 29일과 30일에 학교 동물사육장의 벚꽃과 유채를 촬영하였다. 해마다 하는 작업이라 특별할 것은 없으나 올해는 언덕너머의 초지까지 둘러보았다. 그리고 하늘이 매우 좋았다.
내가 근무하는 학교에는 조성된지 50여년이 한참 지난 실습 및 교수연구를 위한 동물사육장이 있다. 우리가 학교 다닐 때는 여름에는 주로 이곳에 와서 풀도 베고, 겨울에 먹일 풀을 싸이로에 담아서 발효시키는 작업들을 학생들이 주로 했다. 봄에는 교수님 몰래 벌통을 훔쳐다가 빨대로 꿀을 쪽쪽 빨아먹기도 했는데, 참으로 오래전의 일이다.
그당시, 봄이되면 벌들이 꿀을 모으도록 하기위해 목장 곳곳에 벚꽃나무를 심었었는데, 지금은 고목이 되어 온 산을 뒤덮어 운치를 자아내고 있다. 요즘은 사료포에 유채를 심어 벌의 채밀도 돕고, 여차하면 사료로 사용할 수도 있고, 갈아엎어 땅을 돋우기도 하는 목적으로 사용하는데, 이게 또 벚꽃과 어우러져 멋진 풍광을 이루니, 하나 둘 알려지기 시작해서 최근에는 SNS를 타고 온 동네 소문이 나서 찾아오는 손님이 많다.
그러나, 동물사육장의 특성상 각종 가축질병이 발생하면 방역문제로 차단하여 찾아오는 이들을 안타깝게 할때도 많은데, 올해는 중국발 코로나 사태로 사람들이 모이는 것을 유발할 수 없으니 엄격히 차단하라는 지시가 있어 관계자 외에는 출입을 금하고 있다. 관계자인 나로서는 이들에게 매우 미안한 마음 금할길 없어 혹시나 궁금해 하실 분들과 동문들을 위해 사진을 찍어 공개하는 것이 도리라 생각하여 몇장 공유하고자 한다.
유난히 빛나는 올해 봄 벚꽃과 유채꽃
동물사육장의 특성상 각종 가축질병이 발생하면 방역문제로 차단하여 찾아오는 이들을 안타깝게 할때도 많은데, 올해는 중국발 코로나 사태로 사람들이 모이는 것을 유발할 수 없으니 엄격히 차단하라는 지시가 있어 관계자 외에는 출입을 금하고 있다. 관계자인 나로서는 이들에게 매우 미안한 마음 금할길 없어 혹시나 궁금해 하실 분들과 동문들을 위해 사진을 찍어 공개하는 것이 도리라 생각하여 몇장 공유하고자 한다.
목장 진입로 주변의 벚꽃과 유채
주로 벚꽃나무는 도로의 가로수로 심는다. 우리 동물사육장에는 가로수 뿐만 아니라 초지나 사료포의 경계에도 심었는데 이는 구획을 나누는데도 사용하고, 울타리를 치거나 방목시 목책을 치는데도 활용할 목적이였을 것이고, 특히나 봄이면 벌들을 위한 밀원으로 활용할 목적으로 많이 심은 것 같다.
목장에 들어서면 진입로 양 옆으로 심어진 벚꽃나무 가로수는 상당히 고목화가 되어 모양들이 다양하다.
사무실 뒤 휘늘어진 수양벚꽃과 사료포 유채
사무실 뒤 주차장 끝자락에는 수양벚꽃 한그루가 특이한 모습으로 눈길을 끈다. 그리고, 유채밭고 왕성하게 자란 벚꽃이 싱그러운 기분을 더한다.
목장의 문을 열고 들어서면 월아산과 구름만 있을 뿐
초지의 경계는 꽃으로...
초지와 산을 구분짓는 경계에는 온통 벚꽃으로 울타리를 치고 있다. 초록의 목초 새싹과 잘 어울리는 조합이다.
유채와 벚꽃의 접사 몇장
카메라를 바짝 가까이 대로 다양한 사진들을 찍어 본다.
한우사
동물사육장은 1970년대 초에 이곳 금산면으로 이전한 이래 거의 투자가 없었기 때문에 시설은 노후하고 기계화와 자동화에 전혀 대응하지 못하고 누군가가 와서 볼까 두려운 실정이였다. 다행인 것은 1996년에 우리대학이 농림부가 지정해서 집중투자하는 사업인 농업분야 지방대학 특성화사업에 한우분야와 시설원예분야가 선정되면서 많은 투자가 이루어졌는데, 그 일환으로 동물사육장에 한우사를 신축하게 되어 지금에 이르고 있다.
유우사
이전 당시의 유우사는 소규모의 콘크리트 축사와 콘크리트 싸이로와 착유실로 구성되었었다. 그러나 현재는 거의 사용되지 않고, 한우특성화사업비 일부를 유우사에 투자해서 대규모 운동장과 자동사료급이시스템도 설치하게 되었으며, 착유실은 자동착유시스템을 갖춘 최신 낙농이 가능한 시설을 갖추고 있다.
그리고, 1990년대 말에 유우도입사업을 추진하여 캐나다로부터 암소를 도입해서 밑소로 사용하면서 우리대학의 젖소들의 체형이 캐나다형으로 바뀌고, 우유생산능력도 아주 좋아지게 되었다. 요즘 젖소 검정성적은 일반 낙농가에 뒤지지 않는 성적을 내고 있다. 이는 국가기관이 관리하는 젖소 중에는 최고수준일 것이다.
60여년간 유지해온 재래흑염소 집단
우리대학에는 축산학과 설치이후 주요가축에 대한 연구와 학생실습을 위해 일정규모의 가축들을 사육하고 관리해왔다. 그 중에서도 재래흑염소는 중소가축으로 분류되는데, 실제 다양한 형태의 실험에 적합하여 4~50년전부터 사양관리, 사료소화, 생리, 번식, 복제 등 다양한 분야에 연구재료로 활용되어 100여편이 넘는 논문이 발표되기도 했다.
최근에는 흑염소 자체가 주요가축으로서의 위상이 사라지고, 실험용 동물로도 사용이 거의 없고, 학생실습 용도로도 거의 사용되지 않고 해서 사라질 위기에 있었다. 그런데, 국가단위에서의 유전자원 보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우리대학이 보유한 재래흑염소가 오랜동안 폐쇄군으로 유지되어왔고, 우리나라 고유의 재래흑염소로서의 가치가 높고, 그동안 많은 연구실적을 보유한 집단으로 평가 받아 보존대상의 가축집단으로 지정을 받음으로써, 이제는 이들의 관리에 필요한 시설과 장비 그리고 인건비와 사료비 등을 국가로부터 지원을 받아 관리되는 귀한 존재가 되었다.
또한, 우리대학이 유전자원의 보존기관이면서 분산보존 기관으로 인정을 받아 국가가 보유한 다른 흑염소 집단의 일부도 이곳으로 이동해서 관리하는 분산보존을 하고 있다.
60여년간 유지해온 면양 집단
개량면양으로는 코리데일종이 주로 사육되어 해방당시에는 남한에 8,000여 두가 있었지만 전쟁으로 거의 사라지고, 1960대에 뉴질랜드와 호주에서 도입해서 증식하였으나 양모나 식용 등에서 실용성의 거의 없어지면서 대부분 사라졌다.
70~80년대 우리의 대학시절에는 목장에 가서 면양 털깎기 실습도 하고 했었는데, 지금은 학생실습은 거의 없고, 간혹 교수님들의 소화실험 등의 용도로 사용되기도 하고, 일부는 관광목장과 체험목장에 분양되기도 한다. 실제로 전국의 체험목장 면양은 대부분 이 집단의 혈통일 것이다.
현재 사육되고 있는 면양은 오랫동안 우리대학에서 관리해온 집단에 최근, 국립축산과학원의 보유 면양 일부를 보존차원에서 관리하고 있다.
양봉
옛 한우사 옆에는 양봉을 위한 벌통이 있다. 예전에는 양봉학 이라는 전공과목이 있어서 벌에 대해 공부도 하고, 실습기간에서 이곳에 와서 벌을 다루는 법과 꿀을 따는 채밀하는 방법을 직접 실습으로 했었는데, 지금의 과목도 없어지고 관심있는 교수님도 없고 하니 자연 학생들도 관심이 없다. 예전에 실습할 때는 미리 빨대를 하나씩 숨겨와서는 소비하나 살짝 훔쳐서 숨어서 꿀을 빨아 먹기도 했었는데, 엊그제 일 같지만 벌써 40년 전의 일이다.
벌들이 새로운 여왕벌을 따라 새로운 군집을 이루고자 나무에도 매달려 있고, 땅바닥의 떨어진 나뭇가지에도 매달려 있다. 이런 현상을 분봉이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