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본 산청삼매를 정리해 본다.

revised at  2020-03-03, 2019-03-16  

2020년 3월 3일에 산청 삼매를 찾아 단성 운리의 다속사지와 남사 예담촌의 하씨고가 그리고 시천면 덕산의 산천재를 찾았다.

2019년 3월에 이어 2020년 3월에도 산청삼매를 찾았다.

작년에는 좀 늦게 찾는 바람에 꽃이 다 시들고 떨어져서 제대로 사진을 찍을 수는 없었다. 그러나 약간의 여유를 가지고 산청삼매에 대하여 주변에 세워놓은 안내판도 보고 여기저기 관심을 가지고 정리를 해 볼려고 노력했었던 기억이 나서 그때 BAND에 포스팅 했던 글들을 다시 소집해서 정리하고, 이번에는 세가지 매화의 특성을 비교해 보고자 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산청삼매는 단속사지의 정당매, 남사 예담촌의 원정매, 덕산 산천재의 남명매를 말한다. 이들 매화는 수령이 오래되고 나름의 스토리가 있어 사람들의 입에 회자되기도 하고, 시, 서화, 사진 등의 소재로 이용되기도 한다.
위키백과에서 매화나 매실나무를 찾으면 (Prunus mume) 로서 매실나무(梅實-, 영어: Chinese plum 또는 Japanese apricot)는 장미과에 속하는 나무로, 매화나무(梅花-)라고도 한다. 꽃은 3~4월에 잎이 나기 전에 피고, 열매는 6~7월에 동그랗게 익는다. 열매를 매실이라 하여 먹는다. 꽃말은 충실이다. 매실나무의 원산지는 중국의 사천성과 호북성의 산간지로 알려져 있다. 또한, 매실나무는 꽃이 일찍 핀다고 하여 조매, 추운 겨울에 핀다고 하여 동매, 한매, 눈 속에 꽃이 핀다고 하여 설중매, 설중군자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린다.

그런데, 몇년간 살펴본 바에 의하면 다행스런 것이 이곳 지리산 자락에 피는 유명한 산청삼매는 모두 3월 초에 만개하는 것 같다. 산청삼매를 각각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정당매 / 단성면 운리

통정공 회백 선생과 통계공 회중 선생 형제가 산청군 사월리 오룡골에서 출생하고 유년시절 지금의 산청군 단성면 운리 지리산 자락의 신라고찰 단속사에서 수학할 때인 630여년 전에 심은 매화나무가 정당매이다. 그후 통정선생께서 벼슬이 정당문학겸 대사헌에 이르렀다 하여 후대인들과 승려들로부터 정당매라고 불리면서 오늘날까지 보존되어 오던 중 1982년에 경남도 보호수 12-41 제260호로 지정되었다.
노거수로 수세가 좋지않아 2013년까지의 일부를 접목으로 번식하여 2014년 완전 고사된 정당매 옆에 후계목을 식재하여 관리하고 있다.

남명매 / 시천면 덕산

남명 조식선생이 61세에 경남 산청군 시천면 덕산의 강변에 산천재를 짓고 매화 한그루를 심었다고 한다. 이곳에서는 천왕봉이 뚜렷하게 보이고 나무가 기품있는 모습을 하여 선비의 기상을 자 나타내고 있어서 사람들이 이를 남명매라 부른다고 한다.
"작은 매화 아래서 책에 붉은 점 찍다가 큰소리로 요전을 읽는다 북두성이 낮아지니 창이 밝고 강물 넓은데 아련히 구름 떠 있네"
- 우연히 읊다 -
산청삼매 중에는 연대가 가장 늦어서 그런지 원래의 나무가 잘 보존되어 있고, 꽃잎이 겹으로 피어나서 주변 매화와는 달리 보인다.

원정매 / 단성면 남사

경남 산청군 단성면 남사마을 예담촌에 있는 진양 하씨 집안의 매화나무, 사직공파 하즙이 심은 것으로 원정매라는 이름은 그의 시호가 원정이었던 데서 비롯한다.
홍매화로 원래의 나무는 2007년에 고사하고 후계목이 뿌리에서 자라고 있다.
"집 양지 일찍 심은 한그루 매화
찬겨울 꽃망울 나를 위해 열었네
밝은 창에 글 읽으며 향 피우고 앉았으니
한점 티끌도 오는 것이 없어라"
원정공의 매화시다.

나는 꽃이나 나무에 대한 전문가가 아니라 정확히 분류할 수는 없으나, 이들 세가지 매화의 특징을 살펴보면 모두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보는 매화는 아니다. 누군가 관심있는 전문가가 분류학적으로 정확히 분류를 해서 이들 매화의 가치를 정립하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나는 그냥 보이는 형태에 따라 세 매화의 특징을 정리해 보면 아래와 같다.

정당매

꽃은 백매에 가까우나 꽃받침이 매우 붉은 편이다. 어디에서는 정담매라고 분류해 놓기도 한다.

남명매

형태는 만첩백매에 가까운데, 약간 분홍색을 띤다.

 

원정매

원정매는 팔중한 홍매에 속하는 모양이다. 붉은 홍매로서 꽃잎이 겹으로 되어 있다.

또한 이들 세 매화는 제각각 수령이 아주 오래 된 역사를 가진 나무들이다. 그나마 제일 젊음 남명매가 5-6백년은 되었으니 정당매나 원정매는 남명매보다 몇백년 더 한다. 이들이 가진 역사 만큼이나 주변의 흔적들도 특이하고, 수많은 이야기들이 있기도 하다.

정당매

정당매가 있는 단성면 운리에는 원래 신라시대부터 단속사라는 대형 사찰이 있던 곳이다. 전해지는 이야기에도 이곳에서 공부한 분이 정당문하시중이 된 것을 기념하기 위해 정당매라 부른다고 한다. 특히, 매화나무 앞에는 정당매각이 있고, 이곳에는 비석이 2개가 있다. 내용은 알 수 없으나 아마 내력을 적어 놓은 것일 것이다. 정당매는 아마 예전에는 산속사 사찰과, 삼층석탑 등과 어우러진 멋진 매화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남명매

남명매는 산청군 시천면 덕산의 덕천강 기슭 있는 산천재 앞뜰에 있다. 산천재는 우리나라 성리학의 양대 학맥 중 한분인 남명 조식선생이 말년에 기거하며 후학들을 양성하던 곳으로, 이곳에서 공부한 제자들이 이후 임진왜란에 의병을 일으킨 주역들이라는 사실은 학문의 기반인 사상이 인간을 어떻게 바꾸는지 입증한다 하겠다. 남명매는 이들의 정기를 전하는 듯 지리산 천왕봉을 마주보고 왕성한 생기를 내뿜고 있다.

원정매

단성면 남사마을 예담촌에 있는 진양 하씨 집안의 매화나무인 원정매는 사직공파 하즙이 심은 것으로 원정매라는 이름은 그의 시호가 원정이었던 데서 비롯한다. 하씨집안의 고가옥 뜰의 정면에 있으며, 대문의 지붕과 닿아있다. 

이 매화를 심은 원정공이 매화시를 남긴 것과 이 곳 주변에서는 보기 어려운 붉은 홍매를 심어 가꾼으로 보아 원정이 이 나무를 매우 아꼈을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정당매가 있는 단속사지에는 삼층석탑이 있다.

단속사 터의 금당터 앞에는 동서로 두 탑이 서 있는데 그 중 동쪽에 세워진 것이 동 3층석탑으로 보물 제72호, 서쪽에 세워진 것이 서 3층석탑으로 보물 제73호다. 2단의 기단(基壇)에 3층의 탑신(塔身)을 올린 통일신라시대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전체적으로 상·하의 비례가 알맞고 위로 오를수록 탑신의 크기가 알맞게 구성되어 있어 그 모습이 아름답게 보인다. 함께 세워져 있는 서탑과 비교할 때 그 규모와 수법이 거의 동일하여 같은 시대의 작품임을 알 수 있다. 통일신라 후기의 조성기법을 잘 보여주고 있다. 2019-03-16

정당매가 심어져 있는 곳은 돌담장이 둘러져 있고, 서쪽으로 비각이 세워져 있으며 그 안내 2기의 비석이 있다. 비석의 내용은 자세히 볼 수없으나 통정공 께서 직접 매화나무를 심으신 것을 기록한 것 같다. 그리고, 비각 전청쪽 벽에는 그동안의 비각관리에 관한 기록들이 액자에 기록되어 있다.

담장이 둘러져 있고, 비각까지… 아마도 이 마을의 강씨들이 아주 소중히 여기는 정당매 임에 틀림이 없다.

남명매가 피는 산천재에서는 지리산이 눈앞이다.

남명선생이 후학을 가르치던 산천재 앞 뜰에 심어진 남명매 앞에서는 지리산 천왕봉이 보인다. 산천재 옆에는 선비문화연구원이 거창한 규모로 지어져 있고, 산천재 뒷쪽 길건너에는 남명기념관이 조성되어 있어, 덕산 초입의 주변은 온통 남명 조식선생과 관련된 유적지이다. 그 한 가운데 남명매가 있어 그 상징성이 매우 커다 하겠다.

매화가 피고 꽃닢이 온통 휘날리는데 저 너머 지리산 천왕봉에는 하얀 눈이 덮여 꼬깔을 쓰고 있다는 사실이 그 예전에는 신비감을 더 했을 것 같다.

2019-03-16

산천재 담장너머 바깥 마당에는 산수유가 노랗게 피어 있고, 몇 그루의 매화나무는 유난히도 싱싱하고 단아한 매화를 피운다.

이 갤러리 사진을 보면서, 앞에서 정리한 특징들을 참고해서 보면 3가지 매화를 구분할 수 있을 것이다. 갤러리 사진의 처음 6장은 정당매이고, 이어서 13장이 남명매 그리고 나머지 7장이 원정매이다.

관련 사진은 아래에 정리하였다. 클릭하면 크게 볼수도 있고, 다운로드 할 수도 있습니다.

정당매

남명매

원정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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