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고군산군도 새만금방조제

군산, 독특한 도시이다. 인근의 새만금 방조제와 간척지는 아마 세계 최고의 지구개조사업일 것이다. 이로 인한 자연과 인간사회의 변화 또한 많은 이들의 관심사이기도 하다.

군산, 독특한 도시이다. 인근의 새만금 방조제와 간척지는 아마 세계 최고의 지구개조사업일 것이다. 이로 인한 자연과 인간사회의 변화 또한 많은 이들의 관심사이기도 하다.

배타고 다니던 고군산군도는 신시도가 육지화되고 이어서 무녀도, 선유도, 장자도, 대장도까지의 4개섬이 고군산대교, 선유대교, 장자대교로 이어져 모두 육지화가 되어 누구나 쉽게 찾을 수 있는 관광지가 되었다. 또한 군산시의 구 시가지는 근대시대에서 시간을 멈춘 듯 왜색 분위기를 풍기는 건물들이 즐비하게 서있다. 이들을 정비해서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군산시의 아이디어도 훌륭하다.

 2019년 12월 12일, 군산에는 사촌이 살고있지만, 다른 이를 번거롭게  하는 것을 싫어하기도 하지만, 짧은 시간에 계획한 여행을 해야하고 해서 아무에게도 연락하지 않고 혼자만의 여행계획을 세웠다. 주요 포인트로는 고군산군도의 대장봉에서 석양을 보고 담 날은 새만금 방조제에서 일출을 보고, 낮에는 군산시내를 둘러보는 스케줄을 세워서 출발했다.

대장도 대장봉 전망대에서 보는 석양과 달빛

작년 이맘때에 계모임 친구들과 대장도의 대장봉을 올라 고군산군도를 조망했었다. 그때 언젠가 시간을 내서 여유를 가지고 일출과 일몰을 이곳에서 꼭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드디어 그날이다.

장자도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대장봉을 오르는 시간에는 해가 서쪽으로 많이 기울어 있는 시간대라 적당한 시간이다. 서쪽능선 방향으로 길이 있어서 처음 가는 길이지만 그 길을 택해서 해의 상태를 점검하면서 대장봉을 올랐다. 대장봉에는 아무도 없다. 나홀로 대지를 점령한 듯 여유롭게 서해바다와 망망대해에 떠있는 고군산군도와 서쪽하늘의 태양이 만들어 내는 장관을 사진으로 담아본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대자연이 만들어 내는 엄청난 장면을 제대로 느끼지도 못하고 느끼지 못하니 사진으로 담아낼 수도 없는 나자신이 너무나 한심하다. 노력하지 않고 뭔가를 얻는다는 것은 역시나 불가능한 일이다.

서쪽하늘로 넘어가는 태양이 구름에 가리기도 하고 사이사이 빛줄기를 내뿜다가도 사라지는 장면을 정신없이 사진으로 담다가 무심코 바라본 동쪽하늘에는 그야말로 둥근달이 고요한 바다에 자신의 그림자를 길게 늘어뜨리고 있다. 

장자도와 선유도 가로등에 불이 들어오고, 동쪽하늘에 떠오른 둥근달이 비추는 겨울 달 빛은 고군산군도의 모든 것을 포용한다.

2018년 11월 24일에 들렸던 대장도, 고군산군도의 모습은 미세먼지로 아쉬움이 많았지만 함께한 친구들이 있었기에 좋은 추억이 되었다.  대장봉을 오르다 만나는 폐가옥과 그 뒤의 할매바위가 어떤 연관성이 있어 보인다. 이 할매바위에는 그럴듯한 전설이 전해진다고 한다.

신시도의 배수갑문옹벽위에서 보는 새만금 일출

처음가는 출사에서 좋은 포인트를 찾기란 쉽지 않다. 인터넷에서 포인터를 열심히 찾고 현장에 가보면 생각했던 것과는 다른 부분도 있지만 사진은 미세한 차이에 의해서도 전혀 다른 결과물을 보이기 때문에 쉽지않은 일이다.

어젯밤 잠자리를 찾아 변산반도를 헤매고 다니느라 제대로 쉬지 못한 탓에 새벽 컨디션이 썩 좋은 편은 아니다. 그러나 내비게이션의 안내를 받아 신시도의 대형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포인트를 찾아 헤매다가 적당한 곳을 찾았는데 이곳이 바로 배수갑문옹벽 위이다. 앞은 아득한 절벽이라 프레임에 걸리적거림이 없이 깨끗하다. 

동쪽 하늘에 여명이 아름답다. 날이 서서히 밝아 오며 동쪽바다와 낮은 산들 그리고 하늘이 같은 색을 띠며 온통 붉은 세상이다. 시간이 흐르며 태양이 솟아오르고 그 빛에 못이겨 자신들의 본 모습을 드러낸다.

눈을 감으면 온 세상이 똑같다. 평등하다. 그리고 자세히 보지 않으면 명확히 구분되지 않는다. 그래서 세상은 명확하게 구획짓지 않을 때, 어슴프레 드러나지 않을 때 우리는 아름답다 한다. 그리고 온갖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다. 마치 만능줄기세포처럼…

신시도 199봉에 올라 고군산군도를 조망한다.

고군산 군도의 풍광이 한눈에 들어오는 신시도는 본래 섬이었으나 33.9km의 세계최장의 방조제가 건설되면서 육지와 연결되었다. 이곳에는 대형 주차장과 조망을 위한 시설들이 많이 들어서 있다.

배수갑문옹벽 위에서 일출을 본 후 내친김에 등산로를 따라 정상으로 올랐다. 맞은 편 봉우리가 월영산, 그 정상에 월영대가 있고, 내가 오르는 199봉의 사이에 고개를 월영재라 한다. 이곳에도 고운 최치원 선생의 흔적이 있다. 신시도 월영대와 얽힌 그의 사연을 옮겨본다.

“월영대는 신시도 월영산(198m) 정상에 위치한다. 월영대는 최치원이 단을 쌓고 글을 읽어 그 소리가 중국에까지 들렸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는 유적이다. 여기서 글을 읽고 악기를 연주하는 소리가 중국까지 들렸다고 하니, 선생의 고매한 정신이 중국 대륙을 진동시켰음을 은유한다. 신시도에는 최치원과 관련된 지명이 많이 남아 있다. 최치원이 이곳에서 깊이 은둔했다는 심리, 최치원이 글을 읽으며 새로움을 다졌다는 신치, 최치원의 글 읽는 소리가 중국에까지 들렸다는 월영대, 최치원이 크게 깨달음을 얻었다는 대각산 등이 있다.”

그러고 보니, 어제 대장봉에서 보았던 그 달빛이 이 월영대 위에서 비췄던 것 같다.

군산항 내항 진포에는 퇴역 군장비가 전시되어 있다.

군산에서는 가장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볼거리가 아마 일제치하에서 수탈의 현장이였던 군산내항의 당시 건물들과 시설들일 것이다. 그곳을 군산에서는 “근대문화유산”이라고 부르고 있었다. 어찌되었든 그곳을 찾아 주차하고 여기 저기 돌아 다니다가 먼저 만난 곳이 퇴역한 군사장비를 전시하는 곳이였다. 공식 명칭이 “진포해양테마공원”이라고 한다.

“군산 내항의 진포해양테마공원은 고려말 최무선 장군이 최초로 화포를 이용하여 왜구를 물리친 진포대첩을 기념하며, 미래의 주역인 어린이들의 체험학습의 장으로 활용, 올바른 역사의식 확립과 자긍심 고취를 위해 당시 전투현장이었던 내항일대에 육․해․공군의 퇴역장비 13종 16대를 전시하여 공원을 조성하였습니다.”고  소개되고 있다.

<군산시 문화관광 홈페이지에서 참고>

군산항 내항 퇴역군함인 위봉함이 전시되어 있다.

군산 내항의 진포해양테마공원에는 4200t급 위봉함 3,288㎡(지하2층, 지상4층)에 병영생활상의 모형 및 용품을 전시 재현하는 등 체험 위주의 전시공간을 구축하고자 흥미를 자아낼 수 있는 4D 영상관(시뮬레이터 입체영상관)을 갖춘 위봉함과 그 주변에는 해경정, 수륙양용장갑차, 자주포, F-86 전투기 등 총 16대의 육․해․공군의 퇴역군장비를 활용한 체험형 복합테마공간을 조성해 놓고 있다.<군산시 문화관광 홈페이지에서 참고>

군산항 내항에 일제가 구축한 뜬다리가 있다.

군산항의 뜬다리(부잔교)는 조수간만의 차가 큰 서해안의 특징을 살려 물에 뜰 수 있는 콘크리트 구조물로 정박시설을 건설한 다음 부두에서 정박시설까지 다리를 만들어 밀물과 썰물시 상하로 움직이도록 한 선착장 시설물이다. 일제가 전라도 곡창지역에서 수탈한 쌀을 일본으로 송출하기 위하여 뜬다리를 제3차축항공사기간(1926~1933)에 3기를 설치하여 3천톤급 기선 3척이 동시에 접안할 수 있도록 했으며 이후 3기가 추가되어 총 6기가 사용되었지만 현재는 3기만 남아있다. <현장 안내판 참고>

군산 시내에 산재한 근대문화유산들...

군산시가 운영하는 문화관광 홈페이지에는 근대문화유산 투어 코스로 10건을 소개하고 있다.

아리랑 코스라고 군산시내 일원으로,

근대역사박물관, 호남관세박물관, 부잔교, 철길(군산항 ), (구)조선은행(근대건축관 ), (구)일본18은행 (근대미술관), 미두장비, 군산 3.1기념관, 월명호수, 월명공원 수시탑, 해망굴, 옥구저수지, 열대자 마을(미성동), 문창초등학교 등이 있고,

탁류코스로

부잔교→ 구)조선은행(근대건축관)→ 미두장기념비→ 째보선창→ 빈해원→ 동령고개→ 국도극장→ 콩나물고개→ 한참봉쌀가게소설비→ 정주사집소설비→ 동국사→ 이성당→ 제중당소설비→ 금호병원 소설비→ 채만식문학관→ 임피묘소
그리고,

어청도 등대, 군산 제1수원지제방(월명호수), 군산 임피역사, 채만식문학관, 해망굴, 군산 발산리 구 일본인 농장창고, 이영춘 가옥 등이 소개되고 있다.

시간이 많지 않고 해서 주차를 해 놓은 군산 내항을 중심으로 좀 특이하게 생긴 건물들만 찾아 다녀보고, 현장에서 안내하는 설명자료를 근거로 살펴보고 정리하는 선에서 이번 여행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구 일본 제18은행 군산지점

구 장기18은행은 일본 나가사키에 본사를 두고 있던 일본 지방은행으로 조선에서는 1890년 일곱번째 지점으로 건립되었다. 이 은행은 일제강점기 일본으로 미곡을 반출하고 토지를 강매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된 금융기관이다. 단층의 본관과 2층의 부속건물 2동(창고, 사무실)으로 구성된 이 건물은 동시대 은행 건축의 일반적인 양식에 따라 폐쇄적인 외관으로 계획되었고, 부분적으로 인조석을 사용하여 장식하였다. 또한 일제강점기 초반에 지어진 은행 건축물의 특징을 잘 보여 준다.

미즈카페(Miz Cafe)

1930년대 건립되어 무역회사로 사용되었던 건축물이었으나 2012년도에 근대역사박물관 정면에서 이곳으로 이전, 개축하였다.

이 일대는 1910년부터 1945년까지 쌀 수탈의 거점이 되었으며, 이 과정에서 일본인들의 무역회사와 상업시설이 독점하는 거리가 되었다.

1930년대 무역회사 흔적을 간직하고 있는 이 건축물을 이전, 개축하면서 카페테리아, 근대문화 소통공간으로 개보수하였다.

장미갤러리

일제강점기에는 용도나 기능을 확인할 수 없는 건축물이나 1945년 해방 이후에는 위락시설로 사용되었다. 당시 군산의 예술창작은 문학과 신파극이 두드러진다.

문학은 백릉 채만식의 소설 탁류가 있으며, 신파극은 군산좌(구.군산극장), 희소관(구.국도극장)에서 주로 공연되었다.

1930년대는 “사랑을 따르자니 돈이 울고 돈을 따르자니 상랑이 운다”는 대사를 “조국을 구하자니 생활이 울고 생활을 따르자니 조국이 운다”로 바꿔 불며 한국인의 양심과 생활의 고달픔을 달랜 시기였다.

구 군산세관 본관(전라북도 기념물 제87호)

이 건물은 군산항을 통해 드나들던 물품에 대해 세금을 거두던 세관이 있던 곳이다. 군산항을 개방한 조선은 광무 3년(1899) 인천세관 관할로 군산세관을 설치했으며, 1906년에는 인천세관 군산지사를 설립하고 1908년에 이 청사를 준공했다. 독일인이 설계한 이 건물은 벨기에에서 붉은벽돌을 수입하여 유럽양식으로 건축 했는데, 한국은행 본점 건물과 같은 양식이다. 바깥벽은 붉은 벽돌이지만 내부는 목조로 건축했으며, 슬레이트와 동판으로 지붕을 올리고 그 위에 세개의 뾰족한 탑을 세웠다. 이 건물은 건축사적 의미외에, 곡창 지대인 호남지방에서 쌀 등을 빼앗아 가던 일본 제국주의 상징으로서 역사의 교훈을 주는 곳이다.

구 조선은행 군산지점

일제강점기 일제의 식민지 지배를 위한 대표적인 금융시설로서 1922년에 완공된 것으로 추정된다. 일제강점기 군산을 배경으로 한 소설인 채만식의 “탁류”에 등장하는 이 건물은 군산의 근대사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건물이다. 설계자는 일본인 건축가인 나카무라 요시헤이이며, 조적조 2층 건물로 지붕은 함석판을 이은 모임지붕으로 처리하였다.

1909년 설립된 대한제국의 국책은행인 구 한국은행은 일제강점기 총독부에 의해 조선은행으로 개칭되었고 조선총독부의 직속금융기관 역할을 하였다. 해방 이후 조선은행이 한국은행으로 바뀌며 전주로 이전하자 한일은행 군산지점으로 사용되기도 하였다.

동국사

군산시가 운영하는 문화관광 홈페이지에는 의하면,

일본 조동종 승려 우치다가 1909년 8월 군산의 외국인 거주지 1조 통에 세운 금강선사[금강사]에서 출발한다. 당시 금강사는 포교소였다. 우치다는 1913년 군산 지역 대농장주 구마모토와 미야자키 등 29명의 신도에게 시주를 받아 지금의 자리에 대웅전과 요사를 신축하였다.

1945년 해방과 함께 미군정에 몰수됐다가 1947년 불하받아 사찰 기능을 재개하였다. 1955년에는 불교 전북 종무원에서 인수하여, 김남곡[1913~1983]이 이제부터는 ‘우리나라 절이다’는 뜻으로 동국사로 등기를 내고, 1970년 대한 불교 조계종 제24교구 선운사에 등록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등록 문화재 제64호인 대웅전은 건축 자재를 일본에서 가져와 지었으며, 우리나라의 전통 사찰과 달리 승려들의 거처인 요사와 복도로 연결된 것이 특징이다. 정면 5칸, 측면 5칸의 정방형 단층 팔작 지붕 홑처마 형식의 대웅전은 일본 에도 시대 건축 양식으로 외관이 무척 단조롭다. 지붕 물매는 75도의 급경사를 이루고, 건물 외벽에 창문이 많으며, 용마루는 일직선으로 한옥과 대조를 이룬다.

동국사는 2003년 7월 15일 문화재청에 의해 등록 문화재 제64호로 지정되었으며, 대웅전에 있는 석가 삼존불은 전라북도 유형 문화재 제213호로 지정되어 있다.

대웅전
천불전
위안부 기림비와 종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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