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날씨가 꽤나 추웠다. 지리산에는 아마도 하얀 눈꽃이 피었을 것이다. 기대감을 가지고 덕산으로 향한다. 중산리까지 갈 요량이였지만 덕산에서 보니 7부능선까지 설화가 보이기에 오히려 가까이 가는 것보다는 약간 먼 거리에서 사진을 찍는 것이 나을 것 같아보였다. 그래서 덕산의 산천재를 중심으로 덕천강 등에서 하얀 눈꽃을 이고 있는 천왕봉과 중봉을 중심으로 주변과 어울리게 사진 작업을 해보았다.
산천재에서는 500여년 전 남명 선생이 아침 저녁으로 변하는 지리산의 모습에서, 그리고 언제나 변치않고 그곳에서 버티고 서있는 지리산의 모습에서 많은 생각을 했을 것이다. 산천재 앞을 흐르는 덕천강 물결 소리는 언제나 청아하게 들리고 반짝반짝 빛나지만, 때로는 우뢰와 같은 울림을 온세상을 향해 토해내기도 한다. 이러한 모든 현상이 저 멀리 보이는 지리산 천왕봉에서 비롯되었다 생각했기에 저 산을 자주 올랐지 않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