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저녁무렵 하동 악양의 평사리 들판은 노란 양탄자를 깔아 놓은 듯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다.
평사리의 가을 들판
평사리 들판은 형제봉 아래 고소성 가능 길에 산 중턱에 있는 한산사라는 절 앞에 설치된 전망데크에서 보는 것이 가장 인상적인 것 같다. 이곳에서 들판을 둘러싸고 있는 전체적인 산세를 보면 지리산 자락 첩첩산골에 이렇게 드넓고 평평한 들판이 형성된 이유를 알만했다. 악양 지역은 지리산 삼신봉에서 관음봉과 형제봉으로 이어지는 능선과 관음봉에서 시루봉과 칠성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의 사이에 형성되어 있다. 앞에는 섬진강이 흐르고 있으니 이 섬진강을 경계로 지리산과 전라도 백운산으로 나뉘어진다.
이쪽 분야에 지식이 별로 없는 나로서도 이 들판이 어떻게 생겼는지 알만했다. 높고 깊은 지리산의 봉우리들과 능선들에서 흘러내린 흙과 자갈 그리고 양질은 부숙토들이 이곳 선진강을 만나 쌓이고 쌓였을 것이다. 그러니 이곳의 토양이 얼마나 기름질지 갈음이 되고도 남는다.
지리산의 끝자락 능선일지라도 아직은 위엄이 있고, 그 안에 품은 악양마을은 언제나 풍요롭기 그지없다.
하동과 광양을 잇는 신축 다리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하동읍내를 지나 해걸음이 지나니, 넓은 섬진강 하류를 가로지르는 새로 생긴 빨간 다리가 산뜻한 느낌으로 다가온다.